2013년 1월 17일 목요일

지하철 게이미피케이션 상상

지하철 운영에 게이미피케이션(게임과 같이 흥미로운 요소를 도입)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 개찰구를 지날 때마다 점수를 매겨서 일정 레벨이 되면 혜택을 제공. 콤보(매일 연속으로 이용) 찍으면 점수를 후하게 줌

* 온라인 게임과 제휴하여 지하철 포인트로만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듦

* 무작위 또는 'O번째 이용고객' 등에게 잭팟이 터짐. 개찰구가 번쩍거리면서 효과음이 나오고, 직원들이 모두 달려와서 축하하고 선물 증정

그외에도 일반적으로 생각해볼만한 것.

* 혼잡 시간대나 야간에는 할증, 한산한 때에는 할인

2013년 1월 15일 화요일

HTC Desire HD vs. iPhone 5

2년 쓴 HTC 디자이어 HD와 새로 산 아이폰 5의 비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감상을 남긴다.


  • 빠르다
    3G에서 LTE로 넘어온 것도 있겠고, 하드웨어가 빠른 것도 있겠다.
  • 찰지다
    화면 전환할 때 손에 착착 붙는다.
  • 눈부시지 않다
    주변이 어두울 때 화면 밝기가 어두워져서 눈부심이 덜하다. 디자이어 역시 그런 기능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눈이 많이 부셨다.
  • 누워서 통화하기 좋다
    디자이어는 얼굴과의 위치에 따라 화면이 안 꺼진다든지, 소리가 갑자기 엄청나게 커져서 귀가 아픈 일이 많았다. 아이폰5는 안전하다.
  • 이어폰도 좋다
    디자이어에도 꽤 좋은 이어폰이 있었지만, 가끔 아이패드에 꽂아서 음악을 듣다보면 갑작스레 최대음량으로 튀어서 귀가 아픈 일이 잦았다. 아이폰5에 딸려온 이어폰은 아름답다.
  • 좋은 앱이 있다
    한국은 안드로이드 앱이 많고 아이폰 앱이 적다는 말을 주변에서 들었지만, 사용자 나름인 것 같다. 내가 주로 활용하는 서비스는 아이폰을 지원하며, 품질이 더 좋다. 구글 드라이브도 잘 되면 좋겠는데 어떨런지 모르겠다.
  • iCloud
    아이패드에 정리해둔 주소록이 순식간에 아이폰으로 들어왔다. 깔끔하다.
  • 자판
    오타가 많이 난다. 적응하면 나아지려나.
  • 포인팅(?)
    특정 버튼이나 검색란, 입력란을 선택하려고 터치해도 잘 안 먹는 경우가 많다. 좀 불편하다.
  • 외장 드라이브
    디자이어를 이동식 디스크로서 PC에 연결하여 파일을 폰에 저장한 다음에 폰에서 메일을 보내는 용도로 잘 활용했는데, 아이폰으로는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디자이어에서는 Wi-Fi 접속을 이용할 생각이다. (여담으로 갤럭시S3는 PC에 드라이버를 깔지 않으면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이 안되는 것을 보았다. 불편하겠다.)
  • 지도
    지하철 노선과 지하철역 출구 번호가 표시되지 않아 불편하다. Daum 지도를 깔았다.
  • 케이블
    충전과 PC 연결을 위해 케이블을 꽂을 때 앞뒤 모양을 살피지 않아도 된다. 은근히 편하다.
총평: 단순하고 깔끔하고 품질 좋은 새 아이폰이 맘에 든다.

아이패드와 디자이어를 함께 들고다닐 때는 몰랐는데, 아이폰으로 바꾸고 나니 주변에서 나를 애플빠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괜한 걱정이 든다.

KT LTE 데이터쉐어링

스마트폰 교체를 권하는 전화를 받고, 2년 남짓 사용하던 HTC 안드로이드 폰을 아이폰5로 바꿨다. 쌓여있던 올레 별 포인트 16만점을 사용하고 약정할인도 받으면서 요금제도 한 단계 낮추었더니 요즘 내던 요금보다 적게 내고도 새 폰을 손에 쥐게 됐다. 기존에 쓰던 폰도 반납하지 않는 조건으로 했다.

한편, 약정 기간 2년이 끝난 아이패드도 3G 요금을 따로 내면서 사용중이었는데, 이번에 해지하고 새 아이폰과 데이터쉐어링을 하도록 가입했다. LTE 데이터쉐어링 요금이 매달 7500원이라고 하니, 매달 만원을 아끼는 셈이다.

전에 쓰던 안드로이드 폰도 데이터쉐어링을 해서 쓰고 싶었지만, 전화 기능이 없는 태블릿만 가입할 수 있다고.

2013년 1월 9일 수요일

스타트업 면접기

한 스타트업에서 입사 제의를 받아 면접을 다녀왔다. 결정된 사항도 없이 글을 쓰는 것이 경솔한 행동인지도 모르나, 구인 담당자 또는 이직을 앞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하여 경험을 기록한다.

신상


나는 미국의 메이저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개발한 제품을 국내 금융사 등에 납품하여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4년제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였고 IT업계 경력은 12년, 한국소프트웨어 산업협회에서 인정받은 기술등급은 특급이다. 경력 기간 중 절반은 전산실 운영, 나머지 절반은 현 직장에서 맡은 일로서 기술 서비스와 개발 업무를 겸하고 있다. 이번에 사람을 뽑으려고 하는 분야의 개발 언어에 대해서는 오랫 동안 관심을 갖고 지켜봐왔으며, 두 권의 책을 냈다.

입사제의


회사에서는 특이하게도 나의 github 프로필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오픈 소스 활동을 하는 개발자의 생리를 이해한다는 점에서 칭찬해줄 만하다. 또한 나이, 성별, 학력 등에 대한 질문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바람직했다.

잘 알지 못하는 회사에서 뜬금 없이 메일로 연락을 받았기에 어색하기도 했고, 메일 내용이 나에게 맞추어 썼다기보다는 광고를 뿌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서 상세한 답변을 받은 후에야 면접을 보러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사


개발 커뮤니티에서 함께 활동하는 지인에게 이런 회사를 아는지 물어보고 몇 가지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회사에 어떤 식으로 성장해왔고 어떤 분위기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면접


스타트업인 만큼 근무시에는 정장을 입지 않아도 되지만, 중요한 자리인지라 복장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유니클로 스키니 진에 에르메스 넥타이라는 이상한 조합이 탄생했다.

오피스 2013에서 제공하는 이력서 템플릿에 맞추어 영문 이력서를 한 장 뽑아갔다. 외국계 회사는 아니었지만, 해외사업을 위한 부서인지라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무자와 팀장이 동석한 자리에서 면접을 했고, 여느 회사에서 나눌 법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이직을 희망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회사에서 맡은 일로는 나의 역량 중에 일부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금 드는 생각으로는, 잘 일하고 있는 사람을 스카웃하는 쪽에서 물어보기에 적당한 말은 아닌 것 같다.

재택근무나 시간제로 일할 수 있기를 내심 바랬지만, 전일제로 일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연봉협상은 경영지원 부서에서 담당한다고 한다.

사무실을 둘러보고 싶다고 요청하여 사람들이 실제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원의 평균연령도 낮고 인테리어는 원색에 가까운 밝은 색상을 사용해서 스타트업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인원이 많아서 개인별 공간이 좁아보이긴 했지만, 건물의 한 층을 더 빌릴 예정이라고 하니 곧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로비 역할을 하는 복도에 놓여진 작은 테이블에서 외국인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몇몇 직원이 둘러앉아 제품 시연 비디오를 틀어놓고 나레이션을 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면접관과 인사를 나누었다.

고민


이력서와 희망 연봉을 메일로 보내기로 했는데, 연봉을 어느 정도 선으로 부르는 것이 좋을지 감을 잡기 어려웠다. 그 회사의 다른 부서에서 인턴 사원 채용공고를 낸 것을 제외하면 대략적인 연봉 수준을 알기가 힘들었다.

헤드헌터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했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회사마다 경력에 따라서 줄 수 있는 연봉이 대략 정해져 있다. 내가 해당 언어를 사용하여 개발을 수행한 경력이 없기 때문에, 잘 받아도 현재 연봉 수준을 넘기 힘들다.

현재 직장에서는 충분히 인정받고 있으며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지만, 이직할 회사는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따라 잘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30대 후반인 내가 개발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해서 2-3년차가 되면 팀장 역할을 수행해야하는데, 그러기엔 경력이 짧으므로 나보다 나이가 적고 경력이 많은 사람이 팀장이 되고 나는 그 밑에서 일하게 되기가 쉽다. 그건 곧 나가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SI 프로젝트를 떠도는, 경력이 애매한 프리랜서 개발자들이 많다.

그러니 현재 직장에 붙어 있는 것이 낫다는 것이 지인의 의견이었다.

이력서 제출


집에 돌아와서 국문과 영문 이력서를 첨부한 메일을 보냈다. 희망 연봉 대신, 현재 받고 있는 연봉이 얼마인지를 있는 그대로 메일에 썼다.

이 글이 다음으로 이어질 지 여기서 끝날 지는 모르지만, 독자에게 약간의 힌트라도 주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