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1일 금요일

소환

페이스북 커뮤니티 페이지의 댓글에는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에 대한 멘션을 남기는 것이 많이 보인다. 댓글이 달리는 대상인 원래의 게시물이나 이전 댓글에 대한 맥락을 따르기보다는, 단순히 멘션 당하는 이가 그 게시물을 보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환타지물에서 흔히 말하는 '소환'이라고 불리운다. 이제는 홍보용 페이지에서 친구를 소환하면 선물 등을 제공하겠다며 그러한 행동을 권유하는 모습도 보인다.

내가 보기에 그러한 행동은, 공공장소에서 지나치게 큰 소리로 대화하거나 통화하는 행동, 지하철에 올라타서 두세 자리를 차지하고 큰 소리로 일행을 불러대는 행동과 비슷하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서비스를 포함하여,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는 원래의 제작 의도와는 다른 모습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 그러기 마련이라고 받아들이면 속이 편할 지도 모르지만, 나로서는 도구의 오용이 마뜩치 않다. 지인이 게시물을 보도록 하고 싶다면, 그 게시물을 공유하거나 like해서 자신의 타임라인에 올라오도록 하면 되지 않는가. 소환을 즐기는 사용자들은, 가전 제품이나 업무용 소프트웨어, 기계 장치를 사용할 때에도 사용 설명서를 읽거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관찰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