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보 x230 노트북의 영상 출력 단자는 VGA 포트와 미니 디스플레이(mini DP)가 있다. 디스플레이 포트가 VGA 포트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고 음성 출력도 되기 때문에 외장 모니터를 처음 살 때부터 해당 기능이 있는 것을 골랐는데, 수년 째 사용하면서 한 가지 불편을 반복적으로 겪게 됐다. mini DP - to - DP 케이블의 수명이 짧은 것이다. 화면이 가끔 깜빡거리는 것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화면이 아예 안 나온다. 처음 겪었을 땐 노트북이나 모니터에 이상이 있는 줄 알고 놀랐다가 케이블을 바꿔 해결되어 안도했지만, 문제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잊을 만하면 재발했다.
케이블을 사다 갈아끼는 것에 지쳐서 구닥다리 VGA 포트로 돌아갔다. 1년 반 전에 구입한 델 모니터는 다행히 VGA 포트를 없애지 않고 남겨 뒀다(VGA가 있는 걸 일부러 골라서 샀던 걸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케이블로 인한 불편을 겪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얼마 전부터 화면에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정도였지만 시간이 갈 수록 더 심해졌다. 그래서 케이블을 또 바꿨다. 다시 mini DP로 돌아가되, 이번에는 5천원짜리가 아니라 배송비 포함 만원짜리를 샀다.
고작 모니터 케이블 때문에 불편을 겪다니, 198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를 다루면서 그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30년이 지나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케이블을 얇게 만들어야 잘 팔려서? 무선 디스플레이가 되는 세상에는 쓸데없는 고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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