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0일 월요일

Python 강의

전에 책을 내었던 출판사를 통해 한 전문대학과 인연이 되어 방학 동안의 특강을 맡게 되었다. 2주 동안 Python에 대한 수업을 하는데, 그 중에서 1주일은 학교 교수님이, 나머지 1주일은 내가 수업을 하기로 했다. 지난 주에 개강을 했고, 모레부터는 내 차례이다.

내 책을 교재로 채택하기는 했지만 수업을 위한 슬라이드는 책을 요약하지 않고 인터넷의 자료를 찾아가면서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지난 한 달 동안 많은 시간을 들였다(덕분에 스타벅스의 매상도 약간 올라갔을 것이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면 그만큼 시간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수업 시간만 따지면 벌이가 나쁘지 않지만, 준비에 몇 배의 시간이 들어갔다. 겉보기에 그럴 듯해 보이는 일이라 해도, 실속이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는 해도 이참에 Python의 요즘 흐름을 따라잡고 자료도 만들었으니, 나로서는 그리 손해는 아니다. 오히려 학교에서 강의를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다.

강의 개설과 폐강의 기준이 되는 인원수를 아슬아슬하게 오가고 있어서 폐강을 고려할 정도의 상황이지만 다행히 내 차례가 없어지지는 않았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 스스로는 아직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 배우는 것들이 그들의 커리어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강의를 개설한 학교와 교수님, 나는 그들을 물가에 데려다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 후에 일어나는 일은 학생들의 몫이다.

오늘은 슬라이드의 분량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한 시간에 30 페이지 정도 나간다고. 수업 리허설도 해보고 싶었지만 슬라이드 쓰기도 벅찬 현실. 첫술에 배부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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