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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16일 목요일

맨헌트: 유나바머

You can'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없다)

몇 달 전에 넷플릭스에서 <마인드헌터>를 재미있게 봤다. 1970년대에 수감된 연쇄살인범들을 찾아다니며 면담해 범죄자 프로파일링 분야를 개척한 FBI 수사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어제 본 <맨헌트: 유나바머>는 FBI 프로파일러의 실화를 다룬 점이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마인드헌터와 비슷한데, 대학과 항공사 등에 폭탄 테러를 저질러 유나바머로 불린 테러범의 글을 분석해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수사관이 주인공이다. 테러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지만, 선언문이 공개되고 검거와 재판이 이뤄진 90년대 중후반이 드라마의 시간적 배경이다.

유나바머에 대해서는 교양수업에서 이름을 들어서 아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알게 됐다. 그가 쓴 INDERSTRIAL SOCIETY AND ITS FUTURE는 워싱턴 포스트에 게재됐고, 지금도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산업사회와 그 미래>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책으로도 나와 있다.

드라마에는 사람들이 이 글을 '선언문(manifesto)'으로 지칭하는 것에 대해 카진스키가 거부감을 가졌던 것으로 표현된다. 언어를 습관적으로 아무렇게나 쓰지 않고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히 사용하려 노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범인을 프로파일링하는 과정에서 개인어(idiolect), 슬라브어 등 언어학적인 주제가 등장하는 것도 이 드라마가 흥미로왔던 이유다.

FBI 웹사이트의 유나바머 소개 페이지에 걸린 영상에 카진스키의 거처가 보이는데, 드라마에서 본 것과 너무나 흡사하다.

선언문의 한글 번역본을 일부 수정해 https://yong-it.blogspot.com/p/unabomber-society-and-its-future-1.html에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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